어쩌면 이미지의 시대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은 너무 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아름다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감각이 둔해져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의 감각은 배우며 쌓는 지식이 아니라 오감을 이용하는 경험이기 때문이지요.
형체를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고 빛을 느껴볼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경험은 귀합니다. 그래서 아트비프로젝트는 조각가 정춘표와 함께 그 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정춘표 작가의 작품은 조각이 보여줄 수 있는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습니다. 작가는 풍성하고 향기로운 여인, 우리의 안녕을 바라며 섬세하게 빚어낸 북어, 만물이 드러낼 수 있는 완결된 미의 형태인 사과 등 세 가지 주제로, 난해함에 저항하고, 편안하고 여유 있게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 궁극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여러 형태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보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며 사실은 시간을 들여 켜켜이 쌓아 단단해져가는 작가의 시선을 따르게 됩니다.
보여주기 급급한 삶은 외롭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삶은 풍성하고 충만하지 않을까요. 10월의 가을, 아트비프로젝트에서 준비한 조각가 정춘표의 개인전 < 아름다운 길 Beautiful Scenery >에서 작가와 작품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곁을 지켜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